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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 Peace A Chace

6.10. 민주화운동 22주년을 기념하며

오늘은 6.10. 민주화운동 22주년 되는 날입니다. 6.10. 민주화운동은 대학생을 시작으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여 ‘대통령직선제’를 요구하고 쟁취한 운동입니다. 이 과정에서 박종철, 이한열 두 젊은 대학생이 목숨을 잃었고, 더 많은 사람이 감옥에 가고 고문당했습니다. 그저 국민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고 싶다는 것이 그들의 고통과 죽음의 이유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대통령 직선제’는 이들의 피 값으로 얻어낸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항상 피를 먹고 자랐습니다. 1960년 4.19는 마산상고 김주열의 죽음이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1980년 5.18은 부당한 계엄에 맞서다, 광주시민들이 학살당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다 죽어간 수많은 이름 모를 평범한 사람이 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의 희생이 가치가 있는 것은, 그 희생으로 민주화가 진척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당한 것에 부당하다고 맞섰던 용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용기는 오래도록 기억되어 마땅합니다.

지금 우리는 22년 전과 다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물론, 시장과 교육감까지 직선直選으로 선출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 여러 곳에 부당함은 남아있습니다. 회사의 경영 책임은 가장 먼저 노동자에게 돌아갑니다. 대기업 회장에게 관대한 법은, 일반 시민에게 엄격하게 집행됩니다. 여자라서, 다문화 가정의 자녀라서 차별 받는 일도 여전합니다. 사회의 소수자인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시선도 여전히 차갑습니다.

일상적 억압뿐 아닙니다. 2009년 오늘 한국의 민주주의마저 다시 위기에 섰습니다. 당연한 시민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습니다. 광장은 봉쇄됐고, 도심의 시위와 집회는 금지 당했습니다. 22년 전과 다른 것은 이 정권이 정당한 절차를 통해 구성된 합법적 정부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22년 전 ‘비합법적 정부’가 지배하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러한 일상적인 부당함과 권리의 침해에 대해, 잘못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분노하지 않으면, 우리는 더 많은 부당한 대우를 받고, 더 많은 권리를 빼앗길 것입니다.

부당함에 분노하고 맞서라. 이것이 22년 전의 6.10, 29년 전의 광주, 그리고 49년 전 4.19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라고 생각하며, 우리가 오늘을 다시 기려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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