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조지오웰
동물농장
1. 들어가며
인간은 항상 천국을 꿈꾸는지 모른다. 아주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과학이 매우 발달한 21세기에도 여전히 신의 존재를 믿으며, 의지한다. 그리고 그 종교는 벌써 2000년도 더 된 오랜 기원을 가지고 있다. 난 신이 있는지 없는지 확신 있게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인간은 2000년도 더 전부터 지금까지도 신에게 의지하고 싶어 하는 나약한 존재라는 것, 나 역시 그렇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현실에 대한 인간의 나약함은 천국을 이상향을 만들었다.
신을 믿지 않은 인간도 천국을 꿈꾸었다. 그들은 자신의 이론을 통해서, 과학적 증명을 통해서, 역사에 비추어서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했다. 우리는 그것을 흔히 유토피아라고 한다. 그리고 그 유토피아라는 말 속에는 이상적인 곳이지만 이루어질 수는 없는 곳이라는 뜻도 있다.
2. 동물농장
공산당 선언을 읽고난 다음이라면, 혹은 세계사에 대한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 책이 공산주의 혁명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그 혁명 이후의 공산주의 국가를 말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마르크스는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었다. 다수의 노동자가 정당하게 자신의 노동에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세상, 누구에게도 자신의 노동이 소속되지 않는 세상, 노동자가 오직 노동자를 위해 노동하며, 그 수확은 오직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세상을 꿈꾸었다. 너무나 비참한 세상에서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이 착취 받는 다는 것을 이론적으로는 이해하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몸으로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이 이론에 동조했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혁명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
그 이후 역시 책에서 나온 바와 같다. 러시아는 혁명에 성공하였고, 모든 권력은 다시 노동자에게 돌아간 듯 했지만, 결국 몇몇 특권층에게 권력과 부는 집중된다. 러시아의 많은 노동자들은 끝까지 혁명을 믿었지만, 특권층은 계속되는 이상향을 이야기하며 자신들의 특권을 유지한다. 이렇게 되면서 다시 소수가 잘살고, 다수는 노동을 착취당하는 세상으로 돌아갔다. 이것은 마르크스가 생각하는 바와도 매우 다른 것이었으며, 또한 마르크스의 이상이 틀렸다는 것을 결국 하나의 유토피아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이기도 하다.
3. 유토피아는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유토피아는 과연 없는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작가가 한번도 자본주의- 그것이 아니라면 소수가 다수를 착취하는 세상 - 를 옳다고 이야기 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농장주가 있던 세상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혁명 초기의 모습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만 부정적인 것은 다시 권력과 부가 집중되는 현상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아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모두가 다 같이 존중하는 세상을, 민족으로, 인종으로, 국적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세상을, 땀이, 노동이 정당하게 그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세상을...
다시 말하지만 저런 세상이 과연 오기는 할까? 올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이 천국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하는 회의감도 많이 들게 된다. 하지만 세상은,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이다. 그 누가 500년 전에 양반과 천민의 구별이 없어지리라고 믿었겠는가? 또 그 누가 2000년 전 그리스에서 노예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겠는가? 하지만 세상은 바뀌었고, 노예제도 신분제도 이제 최소한 법적으로는 없어진 곳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꿈을 갖는다. 그리고 인간은 꿈을 갖는다.